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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2월이군요.

· 댓글개 · 바다야크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신 분은 아직 한 달이나 남았다고 하는데, 나이가 있어서인지 그 말은 입에 발린 소리로만 들리고 "벌써"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뭐 한것도 없데....

장모님께서 올해는 돈 많이 벌라고, 은행에 일부러 가서 힘들게 구해다 주신 달력도 이제 달랑 한 장만 남았네요. 장모님의 바램과는 달리 돈은 커녕, 어려웠던 작년보다 더 힘들었습니다만, 아이들이 건강하고 큰일 없이 무탈했던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11월 달력을 때내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제 아내에게 말이죠. 올해는 부쩍 눈가의 주름이 많아지고 더욱 굳어진 듯한 얼굴이 모두 저 때문인 것 같습니다.

12월이 차라리 여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달에다 춥기까지 하니 을씨년 스럽기만 합니다.

반성도 많이 됩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했는데, 정작 감사할 줄은 모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예전에 영어 문제를 풀다가 지문으로 나온 글이 오래도록 남습니다. 너무 오래 전의 글이라 제대로 기억날지 모르겠습니다만, 남아 있는 기억에 살을 보태 보겠습니다.

옛날 노인 한 분이 절실하게 하나님을 믿었는데, 홍수가 나서 모두 위험에 빠졌답니다. 노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집 천장 위로 피했는데, 소방소에서 보트를 보내서 구해 주려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노인은 "나는 절실하게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그분이 분명히 나를 구원해 줄걸세. 그러니 당신은 다른 사람이나 구하게" 하며 극구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참 후에 헬기가 와서 구해주려 했지만 그 노인은 다시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다른 사람이나 구하라고 또 고집을 피웠답니다. 결국, 그 노인은 홍수에 휩쓸려 목숨을 잃게 되었고, 하나님 앞에 서게 되었는데, 노인은 억울하다는 듯이 하나님께 따졌답니다. 한평생을 절실하게 하나님을 따랐는데, 왜 구해 주지 않았느냐고 말이죠. 그 말에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답니다.

"내가 너를 구하려고 소방수에 보트를 보내고 헬기까지 보냈지만 네가 마다하지 않았는냐?"

저는 항상 구원을 받고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모르고 항상 불만에 쌓여 살면서 기적같은 구원을 바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더욱이 노인처럼 구원해 주려 했는데 피하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좋은 얘기를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음에도 왜 이렇게 답답하고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

기분이 짠하지만 남은 12월 한 달을 잘 마무리해야 하겠습니다. 짝수보다 홀수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막연히 2009년이 올해와는 달리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그렇게 되기를 믿습니다. 헉! 짝수를 더 좋아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시면 어떻게 하죠? ^^;

PS

제목을 "벌써"라고해야할 것을 "드디어"라고 쓴 것은, 올해 정말 힘들어서 입니다. 인심은 곶간에서 난다는 말이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없고, 임금이 누가 되었든지 내 알바 아니라는 노래가 왜 태평가인지를 다시 느끼는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농부는 한해 농사를 제대로 보람을 찾고, 어부는 잡은 고기를 세느라고 밤을 세고,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가 잘되어 다른 데 신경쓸 세가 없고, 회사원은 납품을 맞추려 정신이 없고, 저같이 껍데기만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걱정이나 생각없이 이번 프로젝트에만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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