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출타하면 바뀌는 아이폰 암호, 감춰지는 아이패드

2012. 3. 17. 01:41 이런저런/수다 떨기

아직도 우리 집은 윈도XP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는 "아리"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개발 중지에 공개도 하지 않고 있지만, 저희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준 매우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너희들 그만해, 엄마 조금만, 당장 안 꺼!! 5분만 더, 1분이면 돼, .... 아우~ 그러나 아리를 설치한 이후로 집안은 다시 조용해 졌습니다. 때로 아이들이 애처롭게 보이기도 했지만, 안쓰러워도 규칙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이후로 계속 방법을 바꾸지 않고 아리를 사용했습니다.

몇 년 전에 컴퓨터를 새로 장만했는데 아내가 갸우뚱합니다. 애들이 생각보다 컴퓨터를 오래 가지고 놀기 때문이죠. 한 시간이 지나도 벌써 지난 것 같은데 계속 게임을 하네. 어찌 된 거지? 아내는 이상하다는 듯 저를 쳐다보며 물어 오기에 "아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 설치 안 했냐고 묻더군요. 새로 산 컴퓨터에는 윈도7이 설치되어 있는데, 윈도7에는 "아리"를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더니 아내는 낭패라는 표정으로 그럼 아리를 설치할 방법이 없냐고 되묻더군요. 그래서 윈도XP를 설치하면 되는데 난 윈도7을 사용하고 싶다고 했죠. 아내의 대답은 단호하고 짧았습니다.

"XP 설치해! 그리고 아리 깔아!!"

아리를 설치한다는 말에 아이 두 녀석이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아리" 설치하지 말라며 엉엉 소리내어 우네요.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어쩌지? 하는 표정으로 아내를 보았지만, 아내의 눈빛은 단호했습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몇 년이 흘렀지만, "아리" 덕분에 저희 집은 아직도 윈도X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노리는 아이들

아이폰·아이패드를 구매한 이후로 아내의 걱정이 둘이나 늘었습니다. 컴퓨터는 "아리"로 해결되는데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데 그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이죠. 컴퓨터처럼 아내와 아이들이 실랑이합니다. 그만해라, 조금만 더요 하는 예전 싸움이 다시 시작된 것이죠.

아이폰·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바뀐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이 저의 귀가(歸家)를 매우 반겨한다는 것입니다. 딸 아이는 포옹까지 해 줍니다. 그리고는 방문 밖에서 호시탐탐, 말 그대로 호시탐탐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노립니다. 눈치를 알고 주면 자기들 방으로 쏜살같이 사라지는데, 며칠 전부터는 아내가 중간에서 막아 섭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빼 들고 잔소리를 하는 것이죠.

문제는 주말입니다. 애들에게 약한 저는 항상 아이들에게 집니다. 엄마하고 약속한 대로 숙제를 먼저 하고 놀으라고 해도, 어찌어찌 하다 보면 아이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뺏기고 날이 저물어 아내가 들어 오면 또 한바탕 소란이 나는 것이죠. 덕분에(?) 저도 혼나구요. 흠~ 좀 억울하다는.

숨겨지는 아이패드, 바뀌는 아이폰 암호

몇 번 이런 일이 있고서는 드디어 아내가 방법을 생각해 내었습니다. 밖에 나가게 되면 아이와 저를 방에 가두고 아이패드를 숨겨 놓습니다. 그리고 아이폰의 암호를 바꾸어 버립니다. 나참~

아이들은 아이폰만이라도 암호를 풀어 보려 하지만, 이게 풀려야 말이죠. 고작 4개의 숫자이지만, 9999 번을 어떻게 눌러 찾겠습니까?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아이폰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 딸 아이가 뭐 생각나는 암호 없어? 합니다. 아빠가 생각할 수 있는 암호를 엄마가 했겠냐고 했지만, 그래도 생각해 보라네요. 결국, 아빠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자기들 방으로 들어 갑니다. 그런데 왜 저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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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anstar
    • 2012.03.17 07:22
    아이들이 보이는 듯 합니다. JWB update 중단하신 이후로 쭉 안쓰다가 혹시나해서
    얼마전에 들어왔더니 새로 시작해 주셔서 덕분에 jwb 잘 쓰고 있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jwBrowser 업그레이드를 새로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계속 사용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 악.. 이 댓글보고 순간 설래였네요.ㅠ.ㅠ
  1. ㅋㅋㅋㅋㅋㅋㅋㅋ
    상황이 상상되면서 혼자 모니터 보다가 한참 웃었어요...
    저희 작은아빠도 사촌동생이 컴터 오래하는 것 때문에 무척 고민이신데, "아리"라는 해법이 있다고 알려드려야 겠는데용..
    근데 컴맹이신 작은아빠가 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 아리는 강력해서 설치하는 분이 암호를 잃어 버리면 매우 힘든 상황이 될 수 있죠.
      그 정도로 강력하답니다. ^^
  2. 마지막 말이 딱 와닿습니다
    울집에도 아이패드가 있는데, 아직 암호나 프로그램 설치등을 못해서 있는 프로그램만 사용하는데, 처음엔 무료게임을 많이 설치해놨더니 게임기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 삭제하고 그림그리는 프로그램들만 놔뒀더니, 요즘엔 그림그리고, 사진보는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좀더 좋은 컨텐츠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왜 우리나라에는 모든 it기기가 게임기로 인식이 되는걸까요? ^^
    • 네, 그렇습니다. 게임 외에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에만 빠지니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 asdf
    • 2012.03.17 14:16
    윈도7에는 자녀보호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있다고 합니다. 시간제한 기능도 있네요. http://liverex.tistory.com/301
    • Favicon of http://zipi.me BlogIcon zipi
    • 2012.03.17 21:01
    [ 밖에 나가게 되면 아이와 저를 방에 가두고 아이패드를 숨겨 놓습니다.]

    ... 무섭습니다. ^^;;
  3. 저희 작은아버지는 핸드폰은 몰라도.. 컴퓨터는 아이에.. 부팅에다가 암호 설정을 했어요..ㅋㅋㅋ 대신에 평일에는 못하고.. 주말에만 컴퓨터를 할 수 있게 했답니다..ㅋㅋㅋ 평일에 컴퓨터를 켜는 경우는 사촌동생이 동강들을 때인데.. 그 동강이 끝나면... 바로 끄죠...ㅋㅋ
  4. 아잉2가 뉴아이패드 나오면서 가격이 낮아졌으니 하나 더 사서 애들용으로 주세요 ㅋㅋㅋ
    • 싸움꾼
    • 2012.03.18 22:25
    아이들이 안돼보이기는 해도 어느 정도 규제를 두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눈이 매우 나빠지고요, 나중에 눈이나 학업성적때문에 아버지를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
  5. 하하, 바다야크님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됐네요 ^^;
    왠지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 정태훈
    • 2012.03.19 00:19
    저희집도 컴퓨터를 여러가지로 제한해놔서 그냥 몰래몰래 DVD넣고 PE를 돌려쓴다는 슬픈 상황입니다 ㅠ.ㅠ
  6. 아내분이 단호하시네요.~ 저도 저렇게 저를 제어해주는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부럽습니다.~ ㅋ
    • his
    • 2012.03.19 10:48
    비슷한 상황이시군요..
    저희집 두녀석을 비교해보면 큰애는 4살부터 쥬니어네**로 살았고
    10살인 지금 네***식인에 답글달며 삽니다.ㅜㅜ
    그래서 와이프의 결단으로 둘째는 8살인데 아직 컴퓨터 쓸줄 모릅니다. 물론 게임은 좋아하긴 하지만..
    첫째가 공부도 잘하고 눈치 빠르고 똑똑해보이는데..
    끈기가 없고, 성급합니다. 책도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는 만화를 보죠.. 많이는 알지만.. 깊이가..
    결론은 초등학교까지는 컴퓨터 모르고 살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하세요!
  7. ㅎㅎㅎ 이런 일들도 생기는군요.^^

    뉴아패가 나온다는데 하나더 구입을? ㅎㅎ
    • 김준우
    • 2012.03.19 20:05
    http://www.greeninet.or.kr/PI_FILTERING/jsp2/download/userinfo.jsp?swID=GWHM01#
    윈도우7도 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는 윈7에 깔아서 토일요일만 사용하게 합니다..ㅋㅋ
    2시간씩만...
    너무 하는걸까요...ㅎㅎㅎㅎ
    • 그렇군요. 저도 사용해 봐야겠는데요. 더 심하게 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학교 숙제만. 그리고 Nothing!! ^^
    • 김준우
    • 2012.03.19 20:08
    왼쪽에 보면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골라서 윈7에서 돌아가는 걸로 깔면 됩니다..
    그리고 비밀번호 설정하고..
    그럼 끝입니다..
  8. 하하, 컴퓨터, 스마트기기와 함께 하고 싶은 아이들 어떡해요~+.+ 저도 어릴 때 게임기 사용시간을 정해두고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게임기 뿐 아니라 컴퓨터,아이패드,아이폰까지... 엄마들께서 감시해야할 대상이 늘어났네요^^ 아이들과 엄마 사이의 싸움에서 아빠만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고 계시는군요.^^ 아이들에게 어디까지 사용하도록 선을 그어야 하는지는 참으로 부모님들의 숙제인 것 같네요~!^^
    • 그렇습니다. 부모가 되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많이 고심됩니다. 타산지석으로 다른 분의 경우를 많이 보고 듣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