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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음료는 과연 테란의 스팀팩일까?

· 댓글개 · 바다야크

벌써 며칠째 오후가 되면 눈이 시려서 일을 하기가 힘드네요. 피곤이야 항상 피곤하니 별문제가 아닌데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가자미처럼 실눈을 뜨고 인상을 쓰며 일을 하려니 피로가 더욱 몰려 옵니다. 그렇다고 하던 일을 멈출 수는 없고. 예전에 먹었던 눈 영양제를 다시 먹어 볼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드네요. 집중을 오래 할 수 없어서 사무실 안을 서성이다가 무심코 냉장고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눈에 띈 요상한 캔 음료. 번 인텐스? 강렬하게 태워? 뭘 태워? 에너지 드링크?

에너지 드링크를 보니 작년에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의 수학 여행 생각이 나더군요. 저에게야 순진하고 착한 아들이지만, 친구들하고는 객기를 부리는 나이라서 부탁했습니다. 아빠가 술을 아직 가르치지 않았으니 마게 되더라도 조금만 마시라고 말이죠. 절대 취하게 마시면 안 된다고 여러 번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탁하기 전에 미리 아들 녀석에게 술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학 여행에 돌아 온 아들에게 술을 마셨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술은 절대 안 마셨답니다. 그런데 밤새도록 놀았다 네요.

야크

에이~ 말이 되냐? 어떻게 남자 녀석들이 술도 없이 밤을 샐 수 있냐? 마셨어도 뭐라 안 할께.

아들

아뇨, 정말 안 마셨어요.

야크

정말? 그런데 밤을 샜어? 아니, 술도 없이 어떻게 밤을 새? 게임이라도 했니?

아들

졸리면 레드불 마셨어요.

야크

레드불?

아들

네. 놀다가 다른 애가 피곤해 보이면, 제 레드불 먹여!! 하면,

야크

하면?

아들

마신 애가 으~~ 하고 벌떡 힘이 나면 또 놀아요.

야크

뭐? 하하! 피곤해 보이는 애에게 레드불을 먹인단 말야?

아들

네. 야! 제 피곤해 보인다. 레드불!! 그러면 또 마신 애가 으~ 하고 힘을 내요.

야크

야, 그게 뭐 테란 스팀팩이냐? 하하!!

황당한 얘기이지만, 피곤한 애에게 달려 들어 레드불을 먹이는 아이들이나, 마셨다고 금방 으~ 하고 기지게 켜듯 힘을 내는 아이의 장난기 어린 모습이 생각나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레드불을 박스째 가져 갔답니다. 나~참~

누구 것인지 모르지만, 호기심에 마셔 보았습니다. 흠~ 박카드D 맛이 엷게 나면서 뭔가 섞인 느낌이네요. 박카스D에 이온음료? 그러나 나이 때문인지 애들처럼 바로 으~ 하고 힘을 낼 정도로 전투력이 늘지는 않네요. 그래도 피곤이 좀 가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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