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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노트북에 촉수 엄금

· 댓글개 · 바다야크

저는 세수를 안 해도 모니터는 자주 닦습니다. 책상 위는 수북하게 잡다한 것으로 어지럽지만, 핸드폰이나 MP3 플레이어 같은 작은 전자 제품은 매우 조심히 놓습니다. 왜냐? 아차 실수로 작은 흠집이라도 나면 정말 속상하거든요.

이런 저의 이상한 성격 때문에, 제가 사용하는 전자제품은 대부분 매우 깨끗한 편입니다. 때로 몇 년을 사용했는데도 새로 구매한 것으로 오해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기분 좋은 오해죠. 여하튼 저는 전자 제품 같은 경우 반짝반짝 깨끗이 윤이 나는 것을 좋아하며, 흠집 없이 본래의 모습 그대로 깨끗한 모습을 좋아합니다. 때로 그렇게 반짝이게 닦는 작업을 즐기기도 합니다.

항상 끼고 살면서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노트북은 더하죠. 2005년 겨울에 샀는데, 왼쪽 사진은 2006년 8월에 글을 올리면서 찍은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오늘 찍은 것으로 거의 상태가 처음과 비슷합니다.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하지만 때로 신경이 매우 날카로워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대화 중에 상대방이 나의 귀한 노트북을, 그것도 제일 약한 부분인 LCD를 계속 손가락으로 찔러 가면서 얘기를 할 때입니다. 아~ 정말 열심히 설명하고 있어서 도대체 말을 끊을 수 없을 때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보이는 것은 오직 손가락 뿐이고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 말은 나오지 않고. 

불행이 오늘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다행이라면 절친한 친구라서 참지 못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말이 부탁이지, 거의 주의를 줬죠.

"죽을래?!"

친구도 제 성격을 알기 때문에 아차 싶었나 봐요. 미안하다면서 이후로 조심하는데, 친구 손가락이 주저주저하는 모습이 불안해 보이네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제가 미안하고.

그래도 저를 잘 알고 이해심이 많은 친구라 더 이상 괴로운 일은 없었지만, 처음 보는 자리인데도 남의 노트북을 함부로 다루는 분이 많죠. 친구야 친하니까 편한 마음에 그럴 수 있다고 해도, 어떻게 방금 만나 조심해야할 자리에서 그렇게 무례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몇 년 전에 모 회사 사장님이 제 노트북으로 자기 회사 홈페이지를 열어서는 제품을 일일이 설명을 하는데, 그 분은 남자 분인데도 손톱을 길렀네요. 손톱까지 기른 손가락으로 이건 뭐 톡톡이 아니라 툭툭치는데, 아~ 정말, 인상을 그렇게 쓰고 있는데도 제할 말만 열심히 합니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단정하고 깔끔하게 보이던 모습은 이제 어딘가 풀어져 보이고, 고상하게 보이던 짙은 눈섭은 이기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게 눈치도 없으니 머리가 좋을리 없고, 남에 대한 배려가 꽝이니 함께 오래할 사람으로 생각이 들겠습니까.

물론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런 저를 매우 소심하다고 타박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리 대범하다해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될것입니다. 하찮게 보일지 몰라도 그 사람이 아끼고 애용하는 물건일 수 있습니다. 자국이 남는 제품이라면 더욱 조심 스럽습니다. 손자국이 번득이는 LCD를 조심조심 힘들게 닦을 때면, 어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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