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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왜 목소리가 클까?

· 댓글개 · 바다야크

글 제목이 잘못되었습니다. 왜 커질까?로 해야 맞을 것 같은데, 평소 모습은 이미 커져 있어서 바꾸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아줌마 목소리를 말씀 드리는 이유는 저녁 시간에 보았던 작은 일 때문입니다.

모처럼 모임 자리에 나갔습니다. 위치는 새로 지은 듯한 고층 빌딩이었는데, 다양한 식당과 가게가 빼곡하더군요. 거기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면서 즐거운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1층에 먼저 내려와서 나머지 인원을 기다렸습니다.

그때, 왠 아줌마가 한 쪽 팔에 옷인진 가득 안고 허겁지겁 들어 오네요. 그 뒤로 초등학생 1~2학년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울먹이면서 아빠와 함께 들어 오는데, 그 아줌마가 화장실에 들어 가려고 급히 손잡이를 돌렸습니다. 그러나 잠겼는지 열리지 않자 손잡이를 여러 번 이리저리 비틀더니 소리를 지르듯 큰 소리로 말하더군요.

"아, C8. 왜 화장실 문을 잠그구 그래!!"

뒤에 있던 남자 분이 남자 화장실 문을 열더니, 몸집은 아줌마보다 두 배는 커 보였지만, 작은 목소리로,

"여기는 열리는데..."

하며 아주머니를 쳐다 보더군요. 아줌마는 다행이다 싶은 표정이지만, 그럼 뭐하냐며 답답하다는 듯 다시 큰 소리로 얘기하더군요.

"빨리 데리고 들어가!!"

그런데 계속 징징되던 아이가 엄마를 보며 다시 울먹이네요.

"엄마, 여기는, ... "

그러니까, 여기는 남자 화장실인데 어떻게 들어가요?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아줌마는 눈을 부라리며,

"안 들어가!!"

아빠는 곧 아이를 달래서 남자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가고 아줌마는 아직 못마땅하다는 듯 씩씩 거리며 계속 인상을 쓰고 서있었습니다.

제 아내가 밖에서 이렇게 큰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지만, 왠지 저희와 비슷한 모습을 보는 듯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웃다가 아줌마에게 들키면 민망할 것 같아서 뒤로 돌아섰죠. 저도 딸 아이를 키워봐서 공감된다고 할까요?

짧은 거리를 가는데도 화장실을 여러 번 찾습니다. 특히, 전철이 들어 올 때나 버스가 보일 때는 물론이고, 몇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데 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징징거리면 어쩌나요? 화가 나도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곧 울것 같은 아이 손잡고 화장실을 찾아야 합니다. 전철은 그나마 좋죠. 버스 정류장은? 이 건물 저 건물 기웃하며 화장실을 찾는데 쉽지 않습니다. 사람 없는 곳에서 일을 봤으면 좋겠는데, 조그만 게 절대 못한다고 징징 거립니다. 그래도 반가운 곳이 대형 건물이라 떨어져 있어도 우는 아이를 달래서 들어 왔는데 화장실이 잠겨 있으면 화 날만 하죠.

제 집사람도 저 때문에, 아이 때문에 팔뚝만큼이나 목소리도 커졌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쓰럽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이 더욱 깊이 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줌마는 무섭지만, 정감이 가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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