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homeimage
  1. Home
  2. 이런저런/수다 떨기
  3. 조금 일찍 핸드폰을 사줄껄

조금 일찍 핸드폰을 사줄껄

· 댓글개 · 바다야크

제 아들 녀석이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제가 좀 고루해서 초등학생에게 무슨 핸드폰이냐, 중학생이 되면 사주겠다 했습니다. 이것도 많이 내려온 것입니다. 처음에는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아이의 친구들과 함께 가까운 풀장에 갔었는데, 다른 녀석들은 모두 핸드폰을 가지고 있네요. 표를 사려고 저만 줄을 서고, 아이들은 모여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는데, 제 아들 녀석만 이리저리 어깨 너머로 바라보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여 매우 미안했습니다. 반년 뒤면 중학생이 되고 하니까 이참에 핸드폰을 사 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시험을 봤는데 점수가 좋았거든요. 축하와 함께 기도 살려줄 겸해서, 방학을 하면 핸드폰을 사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얘기를 들어 보니 한 달에 월정액으로 1만 5천 원만 내면 되고, 요즘 공짜폰도 많아서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서운 방학이 시작되어서, 지난 일요일에 핸드폰 매장에 갔더니, 6월까지는 공짜폰이 많았고 단말기 값도 저렴했답니다. 그러나 너무 저렴하고 공짜폰을 풀다 보니 7월부터 공짜폰이 줄고 단말기 가격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저는 공짜폰을 믿고 왔는데.

그래도 혹 남는 공짜폰이 없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아쉽게도 삼성 제품 하나가 남았답니다. 아무래도 문자 사용이 많을 것 같아서, LG 제품으로 사주고 싶었거든요. 제일 저렴한 LG 제품을 물어 보았더니, 하나 권해 주는데, 6월까지 공짜폰이었답니다. 직원도 공짜폰을 돈 주고 사는 것보다는, 8월에 가격 정책이 바뀔 수 있으니 조금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 주더군요.

매우 고마운 말입니다만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해 주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온 아이에게, 다음에 사자고 달래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거든요. 이런 경험을 해 보신 분은 이해하실 것입니다. 미리 알아본 후에 아이를 데려왔어야 했는데,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서두른 것이 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8월까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조심스레 아이를 달래 보았습니다. 아이는 벌써 얼굴이 붉어지면서 실망한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그냥 삼성 공짜폰으로 하면 안 되냐고 하는데, 하필 그 제품이 슬라이드가 아니라 폴더타입에다가 아이가 쓰기에는 너무 불편해 보여,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이때 직원 분이 나서서 저를 대신하여 아이를 달래 주었습니다. 한 주만 지나면 8월이고, 더 다양한 핸드폰이 나올 수 있으니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며 차분히 달래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빠보다는 형 말을 더 잘 듣습니다. 아저씨 같은 사람보다 형 같은 사람을 더 무서워 한다죠. 또래가 비슷할수록 통하는 것이 있나 봅니다.  아이는 눈물이 맺힐 정도로 실망했지만, 곧 수긍하면서 언제 다시 올지 직원 분과 셈을 하더군요.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그 판매 직원의 친절이 매우 고맙습니다. 일단 8월로 미루기는 했습니다만, 정말 8월에 가격 정책이 바뀔지, 괜찮은 LG 공짜폰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기다린 만큼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도 안 나온다면 그때는 제가 눈물을 머금어야지요. 아이가 처음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가입비로 5만 5천원을 더 내야 한다는데.

그런데 공짜폰이 어떻게 소비자에게 판매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공짜폰이라는 것이 있구나 했었는데, "1000원폰, 공짜폰의 진실" 글을 보니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

'이런저런 > 수다 떨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문 보기가 무섭다.  (31) 2008.08.01
투표하러 갑니다. ^^  (12) 2008.07.30
NAVER 메일에서 부러운 점  (21) 2008.07.28
SNS 공유하기
최근 글
바다야크
추천하는 글
바다야크
💬 댓글 개
최근글
이모티콘창 닫기
울음
안녕
감사해요
당황
피폐

이모티콘을 클릭하면 댓글창에 입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