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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컴퓨터 스트레스

· 댓글개 · 바다야크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컴퓨터 박사? NO!!

제 직업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다 보니 이웃 분들은 제가 컴퓨터를 매우 잘 아는 줄로 아십니다. 컴퓨터로 뭘 만든다는데, 그렇다면 많이 알지 않겠느냐 라고 말이죠. 컴퓨터를 잘 안다는 것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잘 사용해서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것과, EMP를 맞은 것처럼 이상해진 컴퓨터를 한 번에 뚝딱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얘기된다면 프로그래머가 컴퓨터를 잘 알것이다 생각하시는 것은 정말 큰 오해입니다. 물론 컴퓨터에 박식한 프로그래머도 있겠지만, 저같이 필요한 것만 아는 프로그래머는 오히려 컴퓨터에 대해 많이 무식합니다.

단순한 방법 vs 복잡한 방법

다양한 프로그램 사용은 정말 아닙니다.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깊히 알지 몰라도 어떤 프로그램이든 다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박식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A/S 능력은? 정말 초라합니다. 컴퓨터를 다룬다면서 A/S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제 행동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문제야 고치려 노력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싶으면 바로 포맷하고 다시 설치합니다. 웹에서 헤매고 주위에게 물어가면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그냥 새로 설치한다는 것이죠. 더 이상 찾아 보거나 알아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데 어떻게 지식을 쌓을 수 있겠습니까?

더욱이 노턴 고스트나 Acronic True Image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포맷하고 다시 설치하는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복원 기능을 실행 시켜 놓고 잠시 딴짓을 하거나 점심 먹고 돌아 오면 끝입니다. 이전에 제가 백업해 두었던 바로 그 상태로 간단히 돌아 갑니다. 속이 편합니다. 애써 신경 쓰며 고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심하게는 백업 프로그램에 의지하지 않고 아예 컴퓨터를 포맷하고 OS부터 다시 설치하는 분을 본적이 있습니다. Cool해 보이지만, 어째 무식하게도 보이는데, 기껏해야 3시간 정도 걸린다면서 이렇게 해야 제일 깨끗하다며 자랑하듯 말할 때에는 어떤 대꾸도 못하겠더군요.

그러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든 포맷을 하든 컴퓨터를 고칠 수 있는 주부가 과연 몇 분이나 될까요?

컴퓨터는 복잡한 가전제품?

이제 컴퓨터는 전문인만 사용하는 전문 제품이 아니라 TV나 냉장고와 같은 가전 제품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보는 것만도 신기했었지만, 지금은 두 대 이상 가지고 있는 가정집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흔해 졌습니다. 물론 사용 방법이 매우 복잡한 가전 제품이겠습니다만, 실상 제 아내가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복잡한 제품이 아닙니다. 네이트온 메신저를 한 쪽에 실행하고, TV 카드로 방송을 보면서 때로 웹 페이지로 뉴스를 읽거나 솔리테어 카드 게임을 하는 정도입니다. 이 이상도 더 이상도 바라지도 않습니다. 만약 저의 아내가 이런 식으로 계속 사용한다면 100년이 지나도 컴퓨터가 고장 날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컴퓨터가 이상해 집니다. 이상해 지는 이유는 아이가 함께 쓰기 때문인데, 아이도 컴퓨터를 가지고 유별난 짓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할당된 그 빠듯한 시간 동안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얼른 인터넷에 들어가서 게임을 합니다. 간혹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재미난 글을 읽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런데도 컴퓨터가 이상해집니다. 컴퓨터가 이상해 질 때마다 컴퓨터 안을 들여다 보면, 일부 양심 없고 부도덕한 사람이 만든 기생충 같은 프로그램이 반드시 설치되어 있고, 그 기생충 같은 프로그램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중요 시스템 파일이 변경되어 있습니다.

피해자는 주부

컴퓨터가 이상해지면 누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볼까요? 누가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을 까요? 아이들? 남편? 제 생각에는 주부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가족이나 집 사람 친구 몇 분의 컴퓨터를 고쳐 드린 적이 있는데, 대부분 상태가 애매모호해서 도저히 어떻게 고칠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저의 실력으로는 완치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물론 실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난감하지만, 그래도 뭔가 해보려고 탐색기를 띄우는데, 10초씩 20초씩 걸리는 모습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어쩔 수 없어서 포맷을 권하면, 부탁하신 분 모두 똑같이 말씀하십니다. 방법이 어떻게 되었던 고쳐만 달라고 말이죠. 그래서 포맷부터 해서 새로 설치해서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실 수 없습니다. 때로 과분할 정도로 감사해 하시는데, 그분은 왜 이렇게까지 감사해 하실까요? 물론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겠습니다만, 과분할 정도의 표시는 그만큼 그분이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컴퓨터만 사주면 될 줄 알았습니다. 첫날은 좋아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흐믓해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돈 구멍이라. 얼마지나면 이상해 지는데, 그래서 아이들 성화에 A/S를 받게 되는데, 그렇게 비싸지 않아도 살림하는 분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라 부담이 될 수 밖에요. 그런데 한 번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계속 주기적으로 발생하네요.

그렇다고 A/S를 하지 않으면, 그래서 아이가 집에서 컴퓨터를 못하게 되면 이제 아이는 밖으로 돕니다. 이것도 문제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PC방을 좋게 보는 분이 몇 계실까요. 주부에게는 컴퓨터가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뵈었던 분들을 보면, 그 표정에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주부를 위한 전자 제품다운 컴퓨터 어디 없을까?

경험으로 알게 됩니다만, 한 번 도와 주고 두 번째 도와 주는 간격이 1 년을 못 넘깁니다. 반 년 정도 넘어가면 도움을 요청하시는데, 그것도 미안해서 참고 참다가 말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포맷하고 새로 설치해도 이 정도인데, 전문 A/S 점에 맡긴다 하더라도 얼마만에 컴퓨터가 이상해 질까요?

주부를 위해서도 이제 컴퓨터가 가정용으로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컴퓨터는 사용자가 관리하기에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가전 제품 답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컴퓨터이니까 배워서 사용하라는 생각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TV를 사도 사용법을 배워야 하겠지만, 사용법 모두를 익혀야 TV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컴퓨터 사용뿐만 아니라 관리까지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컴퓨터가 나와야 합니다. 또한 비 양심적이고 기생충 같은 사람들의 소행도 사라져야 겠습니다만, 컴퓨터가 이상해 지면 쉽게 정상 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복원 CD로는 부족합니다. CD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분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리고 CD를 사용하여 복원할 수 있는 분이 또 몇 분이나 계실까요?

주부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데스크탑이 아닌 가전 제품다운 컴퓨터가 나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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