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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삼고삼령(三鼓三令) 삼령오신(三令五申)

· 댓글개 · 바다야크

삼고삼령(三鼓三令) 삼령오신(三令五申)

요즘 중국에 대한 감정이 많이 안 좋습니다. 나이 먹을수록 더욱 싫어지는데요, 영웅이 많았던 고대 중국이 현대에 와서는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네요. 문화대혁명으로 명맥이 끊겨서일까요? 삼국지를 좋아해서 꼭 한 번 중국 여행을 다녀오려고 했는데 마음을 바꾼 지 오래되었습니다. 인도만큼이나 꺼려지네요.

시간이 나면 온통 삼국지를 읽을 생각뿐이었던 시절에는 사자성어도 좋아했습니다. 비록 4자 단어이지만,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쉽게 설명하면서 의미를 깊게 남길 수 있고 한자 공부에도 도움이 돼서요. 그러나 사용하지 않은지 꽤 되어서 힘들게 외웠던 기억이 많이 사라졌는데요, 최근에 어떤 분이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니 사자성어 하나가 떠 올랐습니다. 바로 삼고삼령(三鼓三令) 입니다.

삼고삼령은 3번 북을 치고 3번 명령을 내린다는 뜻으로 꽤 오래전에 읽었는데요,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전에 내용 추가할 것이 있지 않을까 구글로 검색했지만, 이상하게 안 보이네요. 대신에 삼령오신(三令五申)을 찾았습니다. 글의 유래와 뜻은 둘 다 같습니다. 부하가 명령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전달해 준다는 뜻입니다. 또는 부하가 명령에 익숙해질 때까지 되풀이하여 설명한다는 것으로 상관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죠.

웹에서는 삼령오신(三令五申)으로만 검색이 되어서 예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 글쓴이가 창작한 말인지 모르지만, 꽤 오랫동안 도움을 받은 글 이어서 기억하고 있는 대로 삼고삼령(三鼓三令)의 얘기를 적어 보겠습니다.

세 번 북을 울리고 세 번 명령을 내리다

삼고삼령(三鼓三令)의 어원은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무의 일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손무가 오왕 합려에게 불려 갔는데, 합려가 손무에게 말합니다.

"선생의 높으신 이름은 익히 들어왔습니다. 과연 실력이 그러한지 궁금합니다. 혹시 내 후궁을 조련하실 수 있겠습니까?"

손무는 흔쾌히 승낙했고 왕은 후궁을 불러 모았는데 무려 180명이나 되었습니다. 손무는 왕이 보는 자리에서 후궁을 두 개의 부대로 나누고 각 부대 앞에 왕이 가장 총애하는 후궁 한 명씩을 대장으로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북을 한 번치고 동쪽을 가리키면 동쪽으로 돌아서고, 북을 치고 서쪽을 가리키면 서쪽을 바라보라고요. 아마도 제식의 기본인 좌향좌와 우향우를 가르치려 한 것 같습니다.

이윽고 손무가 북을 치고 북채를 서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러나 궁녀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기만 할 뿐 전혀 따르지 않았습니다. 완전히 시장 바닥이어서 왕도 이것 보라지 하면서 속으로 비웃었을지 모르겠네요.

손무가 말했습니다. 처음 명령이 병사에게까지 전달하지 못한 것은 대장수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잘못은 나에게 있으므로 다시 설명해 주겠다 하고 아까와 같은 명령을 몸동작을 섞어가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명령을 내렸습니다. 북을 치고 이번에는 동쪽을 가리켰습니다. 그러나 이 번에도 많은 궁녀가 일순 긴장하는 듯했지만, 역시 섬섬옥수 같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을 뿐 따르는 궁녀가 없었습니다.

손무는 다시 일갈했습니다. 처음 명령은 최고 지휘자의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이나 알려 주었음에도 병이 따르지 않는 것은 중간 책임자의 잘못이 크다. 그러므로 군법에 따라 두 장수를 참수하겠다 하고 추상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오왕 합려는 크게 놀라서 손무에게 사정했습니다.

"두 궁녀는 내가 매우 총애하고 있어서 이들이 없으면 매우 슬플 것입니다. 선생의 실력을 잘 알았으니 여기서 그만 두시지요."

왕이 간곡히 부탁했지만, 손무는 전장에서 대장수는 왕의 명령이라도 거역할 수 있다면서 기어코 두 궁녀의 목을 베었습니다.

그리고 왕이 총애하는 후궁 둘을 새로 뽑아서 대장으로 세우고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 주었습니다. 북을 치고 동쪽을 가리키면 동쪽으로, 북을 치고 서쪽을 가리키면 서쪽으로 돌아 서라고요.

그리고 3번째 명령을 내렸습니다. 손무가 북을 치고 동쪽을 가리키자 이번에는 모든 궁녀가 일사불란하게 동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부하의 능력과 습관 파악은 매우 중요

이렇게 북을 3번 울리고 3번 명령을 내렸다고 해서 책에서는 삼고삼령(三鼓三令)이라고 소개했는데요, 비단 상관의 책임만 지적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하도 충실히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관의 명령을 십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요, 부하의 능력에 맞추어서 전달해야 하는 것은 상관의 책임입니다.

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 되듯이 너무 친절하다 못해 잔소리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윗사람이 개 같이 말해도 밑에 사람이 철썩 같이 알아 들어야 하는다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부하의 능력에 맞추어 적절히 전달하는 것이 최고이지만, 이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저는 성격이 급해서 말을 하다 보면 생각했던 것을 제대로 내놓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후배의 말을 진득이 들어주어야 하는데 급한 성격에 말을 끊고 이어서 같은 설명을 또 합니다. 이런 성격을 고쳐야 하는데 참 쉽지 않네요.

부하의 습관 파악도 중요해서 이해력은 좋아도 진행이 더디거나 깜빡하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해력은 떨어져서 일을 키우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가도 책임감이 높은 분도 있습니다. 이런 분은 중간 확인을 자주해 주어야 합니다.

정말 쉽지 않은데요, 삼국지를 보면 제갈공명의 명령에 따라 그대로 신출귀몰하게 움직이는 장수와 병사들의 움직임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소설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 명쾌한 모습만 담았겠습니다. 모르죠, 어떤 장군은 회의가 끝날 때 뭐 어쩌라고요? 하고 다시 물어보고 제갈공명이 손짓 발짓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나머지 학습을 했는지도요.

어쩌다 성격이 급한 분의 모습을 보고 삼고삼령(三鼓三令) 고사성어가 생각나면서 저도 반성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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