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키감을 자랑하는 LEOPOLD 700R 적축 키보드

2012.01.21 18:06 컴퓨터/키보드·마우스

얼마 전에 레오폴드사로 직접 찾아가 200R 적축 키보드를 구매하면서 잠시 사용해 보았던 700R, 그 깔끔한 맛에 반해 언제 나오나 기다렸습니다. 1월 초에 나온다던 700R이 중순이 되어도 소식이 없어 답답했는데 드디어 며칠 전에 예약 판매를 하는 것을 보고 바로 질렀습니다. 200R을 사용해 보았기 때문에 적축을 선택했습니다. 갈축, 청축도 좋지만, 적축의 묘한 매력에 이미 결정했는데, 문제는 색상이었습니다. 700R은 흑색과 백색 외에도 회색 제품이 있거든요. 과연 어떤 색을 고를까 고심 했는데 검정과 백색은 여러 개 가지고 있어도 회색은 처음이라 회색으로 선택했습니다.

▼ 신청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설이 코 앞이라 걱정했는데 반갑게도 오늘 택배로 받았네요. 왠지 박스 크기가 200R보다 많이 작아 보이네요. 혹시 해피해킹프로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들 정도입니다.

 

 

▼ 박스가 왜 작나 했더니 200R과는 달리 키보드 케이블을 키보드 위쪽이 아닌 오른쪽에 담을 수 있도록 변경했군요.

 

 

▼ 700R에는 키보드를 보호해 주는 스킨을 제공해 줍니다. 스킨은 부들부들 매우 고급스럽습니다만, 직접 사용해 보니 역시 아니올시다 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스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키감을 중요시 여기는 키보드 매니아 중에 스킨을 사용하는 분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거기다가 700R의 스킨은 많이 두껍습니다.

 

차라리 필코 마제나 200R처럼 플라스틱 케이스였다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백색 키보드 사용자라면 투명한 플라스틱 보다는 불투명한 스킨이 좋을지 모르겠지만, 누래지는 썬텐 효과가 없는 검정이나 회색 제품은 플라스틱이 사용하기 편하죠.

▼ 그래도 다행인 것은 200R 케이스가 덮어 집니다.

 

▼ 회색 키보드는 처음인데요 직접 보지 않고 예약했을 때에는 혹시 후회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지만, 직접 받아 보니 묘한 매력에 매우 예쁘네요.

 

 

 

▼ 200R 블랙과 비교해 보면 색상 차이가 많이 나지요? 크기를 직접 비교해 보면 얼마 차이 안 나는데 왠지 작아 보입니다.

 

▼ 높이는 확실히 700R이 살짝 낮은 것이 눈으로도 보입니다.

 

▼ 700R에도 Scroll Lock과 Caps Lock에 LED가 있습니다. 200R 보다는 수줍은 듯 살짝 작게 나왔네요. 아마도 LED 불빛이 너무 밝은 것을 싫어하는 분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만, 200R부터 보실 까요?

 

▼ 이번에는 700R. 확실히 작지요? 앙증맞아 보이는데요, 밝은 빛이 거슬렸던 분도 불편 없이 사용하실 것 같아요.

 

▼ 차이점이 또 있습니다. 블랙과는 달리 회색 700R의 키캡 인쇄 모습이 조금은 고혹적(?)으로 보입니다. 블랙은 흰색으로 깔끔해 보이는데 700R의 키캡은 옅은 자주색처럼 보이죠?

 

700R의 키캡이 회색이라서가 아니라 재질이 PBT라서 그렇습니다. 200R의 ABS 재질은 흰색 인쇄가 제대로 나오는데 700R의 PBT 재질은 재질의 특성 상 흰색이 나오지 않는답니다. 흑색 PBT 키캡은 황금색이 나온다고 하네요. 그래도 키감은 역시 ABS보다 PBT가 좋습니다. 고가 키보드인 해피해킹프로나 리얼포스도 모두 PBT 키캡을 사용하고 있죠. 또한, ABS 키캡을 사용하는 키보드를 위해 PBT 키캡만 따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키캡만 인데도 가격이 5만 원이 넘죠.

▼ 700R도 키보드 케이블은 분리형입니다. 특이한 점은 금도금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된 USB 케이블을 보면 녹이 슬어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금도금이 되어 있으면 이런 경우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키보드를 사용할 때 뒤로 밀리면 짜증이 날 정도로 불편하지요. 700R은 매끄로운 곳에서도 밀리지 않도록 고무 패드가 붙여져 있고 높이를 높이는 다리에도 역시 고무 패드가 달려 있어 미끄러지는 일이 없습니다.

 

▼ 고무 패드가 부착된 다리입니다.

 

▼ 고무 패드는 뺄 수 있고 꽂을 수 있어 교환이 가능하군요. 오래 사용해서 닳았다면 바꿀 수 있겠어요.

 

▼ 재미있는 것은 [Fn]키가 있다는 것입니다. [Fn]키와 조합하면 미디어를 제어할 수 있는데 foobar를 애용하시는 분은 더욱 편하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멈춤, 재생, 다음 곡 선택, 볼륨 조절이 가능한데 뿐만 아니라 [Fn]키와 [Lock]키를 조합하면 윈도키를 무력화(?) 시킬 수 있습니다. 저도 윈도키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데 가끔 걸리적 거릴 때가 있지요.

 

▼ 700R을 내놓으면서 예약 판매 기념으로 팜레스트를 함께 보내 주었습니다. 기념 제품이라고 저렴한 것이 아니라 4만 5천 원하는 천연 가죽 제품으로 매우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 텐키리스인 700R 크기에 잘 맞게 폭이 적당합니다. 벌써 몇 시간째 사용 중인데 정말 편하네요. 왜 층을 지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키감은 PBT 키캡 덕분에 더욱 깔끔함을 느낍니다. 우선 손끝에 끈적거림이 없고 표면처리가 잘 되어서인지 부드러운 느낌에 키를 누를 때마다 분필이 생각납니다. 적축이라서 갈축이나 청축처럼 걸리는 느낌 없이 쑥 눌리다가 키의 끝이 닿는 느낌이 뿐이어서 손의 힘을 쑥 빼고 타이핑하는 일명 구름타법을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축은 이렇게 손의 힘을 쏙 빼고 빠르게 치려는 욕심 없이 차분하게 타이핑하는 맛이 일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느껴지는 정갈한 맛은 일품이군요.

리얼포스도 이렇게 손의 힘을 빼고 타이핑하는데 같은 방법이라도 두 키보드의 느낌은 개성이 달라도 매우 다릅니다. 대부분 리얼포스를 쫀득하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저는 쫀득하다는 느낌보다는 오독오독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키를 누를 때마다 오도독 오도독. 이에 비해 200R이나 700R 적축은 자갈자갈하는 느낌인데, PBT를 사용한 700R은 끈적함이 없이 소프트한 느낌이라 더욱 정갈한 느낌 입니다. 자갈자갈. 하~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요? 짧은 국어 실력으로 머리가 고생하네요. 둘 모두 신선한 느낌으로 메인브레인의 답답한 키감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정갈함 입니다.

아쉬운 점도 말씀 안 드릴 수 없지요. 키감은 앞서 말씀 드린 대로 훌륭한데 엔터키가 유독 거슬리네요. 크기가 더 큰 Back space나 Shift 키보다 누르는 느낌이 둔탁하고 답답합니다. 또한, 화살표 키를 누를 때마다 퉁퉁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민감하신 분은 거슬릴 것 같아요. 특히 오른쪽 화살표 키가 심한데 제 귀에도 거슬리네요. 수건을 깔아 주면 조금 좋아 지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본체 안에 실리콘을 사서 넣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자신이 없네요.

♥♥♥ 내용 추가 1 ♥♥♥ 통 울림에 대해서는 말씀은 더 드려야 겠네요. 이제 사흘째 사용하고 있는데 통 울림이 심각하군요. 화살표쪽에서만 발생하는 줄 알았는데, 알파벳 키 쪽에서도 통통하는 소리가 게속 납니다. 작은 소리이지만, 거슬릴 정도여서 아무래도 700 구매를 하시는 분은 이 부분에 대해 레오폴드사로부터 꼭 확인을 하시고 구매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야 이미 구매했으니 어떤 A/S를 바라는 입장입니다만, 과연 어떤 조치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200R을 사용했을 때는 통울림에 대한 어떤 불편함이 없었는데 업그레이드된 700R에서 통 울림이 있다는 것은 매우 아수운 일이네요.
♥♥♥ 내용 추가 2 ♥♥♥ 통 울림에 흠~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에 올라 온 글을 보면 통울림이 200R에 비해 전혀 없다는 말씀도 있네요. 아무래도 뽑기 운인가요? 아니면 그분과 제가 사용하는 축이 달라서 일까요, 조금 난감하네요.

기대를 많이 받는 제품이라서 인지 KBDMania의 자유 게시판에 700R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 왔는데요, 칭찬의 말씀도 많지만, 마감 처리와 키캡 뒤틀림으로 아쉬워하는 말씀도 많네요. 글을 보고서야 유심히 보았는데, 정말 CapsLock과 [I]키의 키캡이 약간 뒤틀린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별로 신경 쓰이지는 않네요. 대신에 700R 청축에 대한 호감이 생겼습니다. 아우~ 안 되는데~ 이러다 정말 마누라에게 쫓겨나겠습니다.

예약 판매 금액을 보았을 때는 조금 놀랐습니다. 이미 200R이 나온 상태에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라 가격이 200R보다는 비쌀 줄 알았거든요. 예약 판매라서 저렴한 것인지 모르지만, 키캡부터 ABS가 아닌 PBT 재질인데 가격이 127,500원 이라는 것이 조금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물론 일반 키보드 보다는 많이 비싸죠. 하지만, PBT 키캡만 5만 원이 넘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도 기계식 키보드로는 저렴한 제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가격이 정가인지 모르겠지만, 기계식 애용자뿐만 아니라 입문용으로도 훌륭한 제품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