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의 고향 봉하 마을에 다녀오다

2011.06.16 01:16 이런저런/사진

지난주 토요일, 그렇게 다녀오고 싶었던 봉하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놀토에 맞추어 아이들을 일찍 깨워서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서울에서 봉하 마을까지 거리가 한나절이어서 내려가도 한 바퀴나 돌 수 있을까 걱정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참배만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이라도 좋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차에 올랐습니다. 

도중에 남성주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습니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아이들과 주전부리라도 하려 했는데, 10대 가까이 관광버스가 들어 오네요. 버스에서 매우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갑자기 휴게소 안은 부산해졌습니다. 버스 앞뒤와 버스에서 내린 분의 명찰에 노무현 대통령 참배 뭐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저희 가족처럼 참배하러 오셨네요. 이 광경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는데, 모쪼록 많은 분이 다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드디어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안내하는 입간판이 보입니다.

차도에는 노란 바람개비가 길을 따라 길게 꽂혀 있었습니다. 한 두 개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바람개비를 어떤 분들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는지 덕분에 보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마을 입구입니다. 오신 분이 많아서 위쪽에 주차를 못 하고 아래쪽에 주차했습니다.

입구에는 쉼터가 있습니다. 가족들이 먼저 발길을 하고 있어서 따라갔습니다.

그 입구에서 울부짖는 여성 분의 사진을 보고 순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혼자 있었다면 눈물을 같이 쏟았을지 모릅니다. 지금 다시 보아도 기분이 짠해집니다.

쉼터 안은 소박한 모습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과 추모하는 마음을 깔끔히 전시해 놓았습니다.

쉼터 밖 저 멀리 부엉이 바위와 사자 바위가 보입니다.

부엉이 바위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저의 시선을 자주 빼앗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생가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시골집으로는 작은 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렇게 작은 곳에서 진정 국민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대통령, 그래서 국민이 사랑하는 위대한 영웅이 나올 줄을 그때 여기 살던 어른들은 상상이나 하셨을까요? 이곳에서 유년 시절의 노무현 대통령은 천방지축으로 뛰어 다녔을 것입니다. 아빠도 부르고 엄마도 부르고. 그 어린 시절에는 뒤에 보이는 부엉이 바위가 훗날 얼마나 슬픈 곳이 될 줄을 역시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대통령 사저는 생각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그나마 나무에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단층의 작은 건물을 무슨 아방궁이라고 기만할 수 있는지요? 곧 사저를 공개한다고 들었는데 많은 분이 오셔서 뭐가 진실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입니다.

참배객을 돕기 위한 안내판이 한쪽에 보기 좋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도 신청하려 했던 박석이 바닥에 보기 좋게 깔려 있습니다. 이렇게 국민이 사랑하는 대통령이 또 나올 수 있을까요?

너럭바위입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박한 모습을 한참 서서 보았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부엉이 바위는 꼭 오르고 싶었습니다.

매우 더운 날씨라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만, 가쁜 숨을 몇 번 쉬고 나니 벌써 올라 왔네요. 가파르기 때문에 쉬운 길은 아니지만, 오르기 쉽도록 누군가의 배려 덕분으로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엉이 바위를 가리키는 안내판.

부엉이 바위로 오르는 길. 언덕길처럼 친근하게 보이는 저 길을,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그때 어떤 생각을 하시면서 오르셨을까요?

부엉이 바위 머리 위입니다. 혹시나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 분을 위해 막아져 있습니다.

봉화사도 들러 물 한잔 얻어 먹고 내려 가는데, 저희가 일찍 오기는 했나 봐요. 매우 많은 참배객들이 올라 오시고 있었습니다.

오우~ 대통령 묘역에는 더욱 많은 분들로 북적였습니다.

봉하 마을의 명물 봉하 빵을 사 들고 차 안에서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며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살아 계실 때 찾아 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우리의 영웅과 같은 세대에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바보 별명을 좋아하셨던 노무현 대통령,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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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지난달에 다녀왔습니다. 살아계실때 다녀왔어야 했는데 많이 늦었죠.
    동영상 재생하는곳에 갔을땐 울컥 했습니다. 죄스러울 따름이지요.
    • 길손
    • 2011.06.16 09:18 신고
    먼길 잘 다녀 오셨군요

    언론플레이로 한사람을 매장 시킨다는것 참 아이러니 합니다

    그 언론 플레이 하는 사주는 정말 대저택에서 호의호식 하면서 자기 반성을 모르고 살더군요

    우리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하는 일제청산을 못하고 급하게 나라를 만든것 부터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 뒷편에는 편함을 위해 일제치하에서 협조하던 사람들을 미군들이 채용한 결과 이기도 하구요

    자기 반성 없는 자기 세력 유지에 급급한 그들이 보기 싫습니다
    • 동감
    • 2011.06.16 11:08 신고
    정치라는게 어떤것이라는걸 군대 다녀와서 사회를 볼만한 눈이 생길때쯤 알았죠..
    백로가 들어와서 까마귀가 되는곳... 깨끗한 계곡물이 똥물과 섞여 썩어가는 곳...
    썩지는 않더라도 그들과 어울릴수 밖에 없는 곳이라는것....
    그래서 저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죠... 아마도 김대중 대통령이 그런 케이스일것 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때 까지도 반신반의 했습니다.
    노통은 끝까지 그들에게 저항하며 많은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실현하고자 노력했죠...하지만 그분의 의지만큼 일은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지저분한 언론과 썩어빠진 기득권 친일-친미세력이 이 사회/정치/문화에 어떤 해악을 끼치고 있는지 이를 갈며 지켜 보았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에게 휘둘릴수 밖에 없는지 직접 느끼게 되었죠...
    썩어빠진 기득권층의 추잡한 협잡질보다 더 분노스러운건...
    그들에게 휘둘이는... 스스로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멍청한 국민들이고.....
    정의보다는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이였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남겨 놓은것도 있습니다.
    우리들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촛불 하나씩을 켜두었다는 것...
    그것이 그가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리며 남겨둔것일 겁니다.

    그런분이 대통령이였다는 것과....
    우리가 항상 깨어있으려고 노력하고 정의를 위해 행동할 용기가 있는한
    희망은 있다는것을....
    아직은 어리지만 조금더 크면 내 소중한 딸에게 알려 줄것입니다.
    • 동감합니다. 말씀에 따라 안타깝고 화가나고 챙피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기본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이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흐르는물
    • 2011.06.16 17:05 신고
    아방궁은 무슨?! 그게 아방궁이면 더 호화로운 대저택에서 사는 놈들은
    억~! 하는 소리가 당연히 나오는 억방궁에 사는 놈들이겠죠? 나도 가볼려던 곳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게 잘 찍어올리셨습니다. 근데 눈물나올 뻔했다는 그 여성,
    역시 정열적으로 폭풍 오열하더군요. ^^;;
    • 그러게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가 아방궁이면 서울에만 아방궁, 억방궁 천지일 것입니다. 어떻게 사람을 속여도 그렇게 속일까요? 참~
  2. 사진이 너무 노출오버인데요 ^^;
    날씨가 약간 우중충했거나 너무 맑았나요?


    아무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는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 이건진
    • 2011.06.20 09:34 신고
    다녀 오셨다니 부럽네요
    게으른 저는 언제나 한번 다녀올 수 있을지...
    여하튼 고생하셧습니다.
  3. 노 대통령은...대통령..아니...정치에 입문하지 말아서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정치입문을 안했다면 그런 결말은 없었을 것을...
    인간 노무현으로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 노무현 같은 분이 더 많이 대통령이 되셔야 합니다. 훌륭한 분을 억울하게 만드는 인간들이 정계에서 사라져야 합니다.
    • 호세아
    • 2011.06.30 22:51 신고
    그립고...착잡합니다.
    속상합니다.
    • 박영준
    • 2012.04.26 15:57 신고
    잘봤습니다. 저와 꼭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군요. 저는 한번 가야 하는데 먹고사는데 치여 아직 못가고 있습니다.
    • 저도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보고 싶은 분을 뵈서 좋고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으로도 좋은 시간이라
      거리가 멀지만, 또 다녀 오려 합니다. ^^
    • 사랑합니다
    • 2012.06.12 00:22 신고
    사랑합니다 수고하셧슴니다 잊지안겟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