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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멀티프로필 범죄악용과 예방방법

· 댓글개 · 바다야크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이 범죄에 악용된다고?

카카오톡에 새로 생긴 멀티프로필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요, 내용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멀티프로필 때문만은 아니고 오히려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이 어떤 점에서 범죄에 악용될 수 있고, 반면에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덕분에 가족·친구·회사로 나누어서 프로필을 만들고 친구들을 멀티프로필에 나누어 등록했습니다. 멀티프로필이 좋은 점은 관계에 따라 사적인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애를 시작하면 당연히 애인과 함께 찍은 행복한 사진으로 프로필을 꾸미는데요, 어느 날인가 혼자 여행하는 사진으로 바꾸었다면 뭔가 일이 있구나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가족과 친구라면 모를까 회사 동료까지 알게 하는 것은 결코 편한 일이 못되죠.

이렇게 좋기만 할 것 같은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말이 있습니다. 아니, 무슨 프로필 때문에 범죄에 악용된다는 거야? 좀처럼 이해가 안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보이스피싱·사칭과 같은 범죄에 이용될 수 있고 불륜처럼 도덕적인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륜은 이해가 됩니다. 지금까지는 남편과 아내에게 들킬까 봐 감히 프로필에 불륜남·불륜녀의 사진을 담을 수 없었지만, 멀티프로필로 둘 만의 프로필을 만들어서 더 깊은 사이로 발전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보이스피싱과 사칭은?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은 기본 프로필과 다른 점이 있는데요, 새로 만든 프로필에 친구를 등록할 때는 나와 상대방이 서로 친구로 등록되어 있어야 가능합니다. 어느 한쪽만 친구로 등록했다면 멀티프로필에 친구를 등록할 때 검색이 안 됩니다. 아마도 범죄 악용을 걱정해서 이렇게 제약을 둔 것 같은데요, 멀티프로필을 사용하려면 자기 인증이 필요한 지갑을 만들게 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멀티프로필을 자기 인증을 해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문제는 있습니다. 범죄자가 멀티프로필을 기본 프로필로 사용하고, 기본 프로필을 범죄에 악용할 수 있거든요. 범죄에 사용할 수 없었던 기본 프로필을 다른 사람인양 사칭하는데 악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전에는 범행을 위해 전화번호 하나 더 만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겠군요.

흠~ 만일 이런 문제 때문이라면 너무 과잉 반응하는 것 같은데요. 사칭 방법이 더 용이해졌는지 모르지만, 이런 범죄는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멀티프로필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죠. 당연히 더 조심해야겠지만, 조심하는 거야 항상 해야 하는 것이고, 반대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멀티프로필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만으로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개인정보

과연 프로필 가지고 뭐 얼마나 악용될 수 있겠나 생각되지만, 공갈 범죄자가 성매매한 것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서 돈을 뜯어 냈다는 기사를 읽어 보니 정말 대단합니다. 이름과 전화번호만 알면 개인 정보를 알아내기 쉽다면서,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카카오톡에 접속하면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카카오톡 기본 프로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고 카카오스토리에 가족과 사적인 내용을 자주 올리는 분이라면 범죄자들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는 협박범이 너무 자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에 꼼짝없이 당하나 봅니다. 누군가 나를 범행 대상으로 내가 올린 정보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나에 대해서 연구(?)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공갈협박범들은 그것도 기술이라고 스승·제자하면서 범죄 방법을 지도하고 학습하는데요, 아마도 이런 보이스피싱과 사칭 피해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15분 만에 3,500만 원을 뜯어냈다는데 개가 똥을 끊겠습니까?

범죄는 부지런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보이스피싱에 당해도 나는 당하지 않을 거야 자신하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온종일 낚시질하면서 얼마나 많이 실패하겠습니다. 그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나날이 진화할 것입니다.

기본 프로필을 깡통으로

멀티프로필이 보이스피싱과 사칭에 악용될 수 있다지만, 반대로 멀티프로필을 이용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칭범들이 기본 프로필을 악용한다면, 우리는 기본 프로필을 깡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습니다. 잘 아는 친구들에게는 멀티프로필을 사용하면 되니까요.

▲ 실제로도 사칭 피해를 당한 분의 경험담을 들어 보면 프로필에 올려진 것과 똑같이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이름, 한 줄 문장 등을 복사하고 만들어서 접근했답니다. 나중에 피해를 당하고서야 기가 막혔다고 하는데요, 카카오 채팅방을 화면 캡처해서 올린 사진을 보면 채팅창 상단에 친구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사용자라고 알려주고 "추가·차단·신고" 버튼이 있음에도 프로필 사진을 보고 방심한 것이죠.

▲ 나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전화번호 등록만으로도 보이는 기본 프로필의 내용을 철저히 비우기로 했습니다. 기본 프로필의 사진, 배경 사진 모두 지우고 이름까지 바꾸었습니다. 대형 사이트에서 개인 정보가 여러 번 뚫려서 이름과 전화번호가 이미 노출되었겠지만, 그래도 개인정보에 쉽게 접할 수 없도록 하려고요.

다만, 거래처 관계자 분이 내 전화번호를 등록하면 누구인지 전혀 모를 것이므로 명함을 받으면 회사 멀티프로필에 빨리 등록해야겠네요.

카카오스토리도 빈 깡통으로

▲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글을 모두 지웠습니다. 대부분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소개하는 것이지만, 바다야크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조차 노출되고 싶지 않습니다. 카카오스토리의 프로필도 빈 깡통으로 만들었습니다. 카카오스토리를 만들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카카오톡 앱에서 카카오스토리를 탈퇴 처리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습니다.

혹시, 카카오스토리에 개인 정보와 밀접한 내용이 있다면 정리하는 것이 어떨까요?

카카오톡 계정을 확인 메일로 사용한다면

카카오톡의 계정은 이메일 주소를 사용합니다. 혹시 타 사이트의 확인 메일을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하시나요? 예를 들어서 네이버의 확인 메일로 카카오톡 계정을 사용하고 있고, 더욱이 네이버 비밀번호와 카카오톡 비밀 번호가 같다면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네이버 ID를 해킹당했다면, 카카오톡 계정도 노출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이트마다 다른 암호를 사용해야 하는데, 어렵다면 최소한 카카오톡처럼 확인메일 주소를 계정 ID로 사용하는 곳이라면 암호를 다르게 설정해야 합니다.

이것참, 못된 놈들 때문에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아야 하는지...

가족 간의 비밀번호·문구 만들기

가족을 위장하고 돈을 요구하는 톡을 받으면 전화·문자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피해를 당하신 분들의 얘기를 보면 사칭범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전화를 걸어도 통화 중이었다고 하네요. 놀랍게도 정작 그 가족은 전화받은 것이 없었다는데요, 아마도 피해자의 폰은 해킹당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통화 중이어서 확인하기 어렵다면 다른 가족의 이름을 물어서 확인해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아버지 이름을 대라고 하니 욕을 하며 나가더랍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용의주도한 범죄자가 가족 관계도 알고 있을지 모릅니다. 보통 핸드폰 주소록에 아버지의 실명을 입력하지는 않을 거예요. "아버지"라고 입력하죠. 그 전화번호로 카카오톡을 통해서 아버지의 이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칭하는 놈이 "엄마"라고 등록하면 반말로 얘기하고 "어머니"라고 하면 존댓말을 쓴다고 합니다. 나참, 기가 막혀서. 이러니 "이모, 나 핸드폰 고장 났어." 이런 못된 짓이 가능한 것이죠.

그래서 가족 간의 비밀번호나 문구를 만들어 놓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 톡에서 돈이나 결제를 요구하면 "암호!!" 하면 되죠. 미리 정한 것이 없다면 출입문 비밀번호를 말하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주소록에 없는, 그러나 가족이라면 당연히 알 수 있는 내용으로 확인하는 것이죠.

조카라면? 같이 살고 있지 않는 가족이라면 역시 전화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겠지만, 전화가 자꾸 통화 중이라면 더욱 의심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사정이 어렵다면서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조카가 톡으로 돈 얘기하는 것부터 이상합니다. 아무리 친하더라도 친척에게 돈 부탁을 톡으로 할 수 있나요? 직접 찾아뵙기 힘들어도 최소한 전화로 말씀을 드리지 않나요?

아내가 직장 동료라면서 카카오톡의 프로필을 보여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거의 사진첩이었는데요, 가족 모두 모델처럼 늘씬하고 잘생겼고 집도 훌륭하네요. 해외여행도 자주 다니시는 것 같고. 아무래도 자랑모드이겠지만, 좀 심하다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온라인상으로 뿌려지는 나의 정보가 상상 이상일 수 있습니다. 편한만큼 조심 또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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