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다녀온 순천

2011.12.05 00:26 이런저런/사진

가까운 분이 전라남도 순천에서 결혼을 한다고 해서 5년 만에 다녀 왔습니다. 순천에서는 얼굴 자랑을 하지 말라고 하지요. 소문이 날만큼 미남 미녀가 많은 곳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오늘의 신랑 신부는 매우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이번에는 아름다운 일로 왔습니다만, 5년 전에 출장으로 여러 번 내려 왔을 때에는 매우 고생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개발한 것이 철도 건널목에 설치되는 장비였는데, 무겁기도 무겁지만, 땅을 파서 길 밑으로 센서를 설치해야 해서 매우 힘들었습니다. 삽으로 땅을 파다가도, 땅 속에서 작업하다 가도 열차가 온다는 소리가 들리면 부리나케 피해야 했습니다. 열차가 지나가면 달려 들듯이 작업을 이어 하다가 다시 열차가 오면 튀어 나오고를 반복해야 했죠.

순천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돌아 다녔지만, 특히 여기가 기억 남는 것은 일을 하다 실수로 허리를 삐끗 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침을 맞아 가며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때 침을 놓아 주던 키 작았던 한방 의사의 특이한 말투와 얼굴이 기억나네요. 매일 여관이나 모텔에서 잠을 잤는데 일어 날 때마다 밀려 오는 통증으로 하루 일을 걱정했었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순천에 내려 오니 힘들었던 일도 추억이라고 떠오릅니다. 그러나 추억을 고스란히 떠 올리기에는 순천역이 많이 바뀌었네요. 호~ 매우 깔끔하게 변했습니다.

역 건너편에 있던 과일 가게가 아직도 있네요. 탐스런 배를 보고 꼭 먹어야지 했지만, 결국 맛도 못 보았습니다. 매번 일이 너무 늦게 끝났기 때문이죠. 반듯한 역사 건물과는 달리 예전 모습 그대로여서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과일 가게 쪽으로 가면 “팔마”라는 곳이 나오는데, 지역 주민이 왜 팔마 인지 얘기해 주었는데 기억 나지 않네요.

역 바로 앞에 있는 유턴 자리. 아직도 신호등이 없군요. 골목에서 나오는 차와 돌아 가는 차가 아슬아슬 순서를 만들어 가며 지나 갑니다. 신호등이 있으면 오히려 방해되고 통행이 더디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던 택시 기사의 말이 맞나 봅니다.

그 너머로 보이는 모텔에서는 한 번씩은 거쳐가면서 잠을 잤었습니다. 잠자는 것 까지는 괜찮았는데 아침 식사하는 곳이 마땅치 않아서 헤매다가 정말 때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끼니를 해결했었습니다. 지금은 좋은 식당이 생겼나 모르겠네요.

결혼식을 마치고 식당에 들어 갔습니다. 뷔페식이였는데 역시 전라도 지역이라 홍어가 보이네요.

엄두가 안 나서 그냥 지나쳤는데, 전라도가 고향인 분이 잔뜩 가져 와서 맛있게 먹네요. 그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달랑 하나 가져 왔습니다. 그리고 씹었는데 씹을 수록 정말 톡 쏘는 까스(gas)가 베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좋아 하시는 분께는 정말 대단히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대걸레가 생각 나네요. 그래도 매력적인 맛이어서 인지 그때는 한 개 맛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지금 다시 맛을 보고 싶네요.

모처럼 기차 여행으로 갔었던 순천. 볼 곳이 많다는 데 그때도 그랬지만, 일만 하다 돌아 오다 보니 아무 곳도 들르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가면 바다도 있고 벌교 꼬막도 맛있다는데. 기회를 만들어서 여유 가지고 다시 찾아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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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천 들르셨군요. 글은 저기서보고 덧글은 여기다 달아요. ㅋㅋㅋ 순천역은 2013 정원박람회 겸 여수엑스포 준비 용으로 원래 있던 역사 바로 오른쪽에 다시 지었어요. 깔끔해졌지만 돈낭비행정이었죠(...)

    팔마인건 뭐 자세히 설명할건 아니지만 청렴했던 선비가 말 8마리를 돌려보냈다~ 뭐 그런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ㅋ 왠지 순천에서 여러모로 많이 쓰이는 이름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