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거는 공기 전도 오픈형 이어폰이 편하다고 해서 두 가지나 샀습니다만, 목에 거는 넥밴드 스피커보다는 못해서 실망했네요. 넥밴드 스피커로 이엠텍 EM-W100을 몇 년째 사용하고 있는데요, 단종이 될까 불안해서 하나 더 사 둘 정도로 좋아합니다. EM-W100은 넥밴드 스피커로 어깨 위에 둘러야 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얇고, 헤드폰·이어폰처럼 귀를 덮거나 막는 답답함이 없어서 더운 날에도 시원한 음질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쉽다면 두께가 얇아서 인지 저음이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건전지 하나 들어가는 옛날 트랜지스터 라디오 같은 저렴한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음악 감상용은 못 되어도 심심한 귀로 음악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음질을 내어 줍니다. 그래도 저음이 풍부한 소리가 아쉬울 때는 보스 사운드웨어 컴패니언이 무척 탐이 납니다. 보스의 저음을 매우 좋아해서 더욱 욕심이 나는데요, 문제는 가격이 높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가격이 만만하면서도 소리가 풍부한 넥밴드 스피커를 찾다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그럴듯하게 보이는 물건이 보여서 충동 구매했습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인데요, 8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몬스터 회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의 사용 후기나 장단점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이거 또 해외직구에 속는 거 아닌가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EM-W100의 편안함에 풍부한 저음을 더해 주는 제품이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싶고 어떤 제품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질렀습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블루투스 스피커
3월 29일 주문해서 4월 9일에 받았습니다. 열흘 정도면 해외직구로는 빨리 받은 편이지만, 기대가 큰 제품이라서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안 쪽이 뽁뽁이 비닐로 된 서류 봉투에 넣어 와서 박스가 많이 상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판매 페이지에 올라온 사진만 근사하고 실제로는 형편없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박스를 개봉하고 보니 다행히도 고급스러웠습니다. 전혀 저렴한 느낌이 들지 않고요, 만듦새가 훌륭해서 놀랐습니다. 기대 이상이었던 것이죠.
중간에 금색 테두리가 좀 거슬리지만, 그렇게 흉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양쪽 바디는 무광 처가 되어 있고 인증 마크와 간단한 제품 스펙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양쪽 바디는 딱딱하지만, 중간 부분은 실리콘 같은 재질로 되어 있어서 부드럽게 휠 수 있으며 목에 닿는 느낌도 좋습니다.
USB Type-C 충전 포트입니다. 고무로 된 커버가 있어서 포트에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 주는데요, 전체적으로 제품 마감 상태는 훌륭합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의 버튼은 한쪽 바디에 모두 모아 놓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면 맨 왼쪽에 블루투스 페어링과 음악 멈춤/시작을 할 수 있는 다기능 버튼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 버튼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전원·이전·다음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블루투스 스피커 구성품
제품 구성으로는 설명서와 함께 충전 케이블도 제공하는데요, 스피커 재질에 맞추어서 검은색 무광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코드에 보호캡이 덮어 있고 몬스터 로고가 음각되어 있는 것을 보면 정성이 많이 든 제품으로 보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몬스터라는 회사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오디오 기기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스피커와 제품 구성품을 보면 왠지 작은 회사가 아닌 것 같아서요.
다국어로 되어 있는 설명서에 한글 페이지가 있어서 제품 사용에 도움이 됩니다. 4쪽 분량입니다만, 페어링 장치 초기화 방법과 LED 설명까지 자세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 음질
제일 궁금한 부분이죠. 과연 몬스터 부메랑의 음질은 어떨까? 완충하기도 전에 음악을 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과 기대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습니다. EM-W100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음량과 풍부한 저음을 내어 줍니다. 컴퓨터를 사면 딸려 오는 조그만 스피커로 몇 년을 듣다가 브리츠 스피커의 둥둥둥 울리는 소리에 놀랐던 그때의 감동이 느껴집니다.
깊이 있는 울림으로 한동안 꼼짝 않고 계속 음악을 바꾸어 가며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보스 QC35로 음악을 듣고 있어서 EM-W100은 편해도 가벼운 소리가 무척 아쉬웠는데, 몬스터 부메랑은 넥밴드 스피커로 착용의 편안함과 풍부한 소리를 내어 주네요. 기대 이상입니다. 매우 만족합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 장점
몬스터 부메랑을 3개월 정도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무엇보다도 음질이 좋습니다. 넥밴드 스피커는 어깨에 올려놓고 목에 거는 스피커라서 크기를 함부로 키울 수 없어서 스피커도 작을 수밖에 없는데요, 몬스터 부메랑은 울림이 있는 큰 소리를 내어 줍니다. 물론, 귀를 덮는 헤드폰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지만, 귀를 덮거나 귓구멍을 막는 등의 답답함 없이 시원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제품 만듦새가 훌륭합니다. 중국 제품 품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선입견이 아직도 남아서 제품을 받기 전까지는 불안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받아 보니 고급스러운 느낌까지 훌륭합니다.
- 버튼 조작이 편합니다. 오른쪽에 모아 놓은 4개의 버튼이 구분하기 쉽고 버튼 조작도 편합니다.
- 충전 포트가 USB Type-C이며 충전 포트를 막는 커버가 있어서 포트를 보호합니다.
- 가격이 저렴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8만 원에 구매했는데요, 보스 사운드웨어나 소니 srs-ns7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입니다.
몬스터 부메랑 넥밴드 스피커 단점
매우 흡족한 제품이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 통화 음질이 안 좋습니다. 상대방 목소리는 매우 잘 들리는데, 상대방이 잘 안 들린다고 하네요. 확실한 테스트 방법이 있습니다. 아내와 통화해 보는 것입니다. "지금 뭐로 통화하는 거야?!!" 이런 짜증 섞인 말이 없으면 통과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 소리 들었을 뿐 아니라 또 뭘 샀냐고 바로 알아채고 당장 끄라고 하네요. 잘 안 들린답니다. 아쉽습니다.
- 블루투스 멀티 포인트가 안 됩니다. 노트북·핸드폰·TV 이렇게 3개의 장치와 연결했는데요, 장치를 바꿀 때마다 직접 한쪽 연결을 끊고 듣고 싶은 장치에서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멀티 포인트가 안 되니 TV를 듣는 중에 전화 오면 핸드폰으로 통화 연결이 자동으로 되지 않습니다. 어차피 통화 음질이 안 좋아서 전화에는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만, 멀티 포인트가 된다면 조금 더 편하겠네요. 멋대로 연결이 바뀌는 것 때문에 블루투스 멀티 포인트를 싫어하는 분께는 장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 빅스비 호출 버튼이 없습니다. EM-W100는 통화 버튼 한 번 누름으로 쉽게 빅스비를 호출할 수 있습니다. 빅스비를 쉽게 호출할 수 있는 EM-W100 덕분에 음성 명령을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자주 하는 연락처는 음성으로 전화를 걸고 알람·타이머 설정·날씨 확인 등 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몬스터 부메랑에는 빅스비를 호출하는 버튼이 없네요.
- 행동을 크게 하면 떨어 뜨릴 수 있습니다. EM-W100은 높은 곳의 물건을 잡기 위해서 몸을 뒤로 졌혀도 떨어지지 않는데, 몬스터 부메랑은 크기와 무게 때문인지 몸을 뒤로 좀 심하게 기울이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동을 크게 할 때 조심합니다.
- 무게감이 있습니다. 일하다 보면 인식하지 못하다가 가끔 어깨 위에 있는 몬스터 부메랑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지만, 예민한 분이라면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 무엇보다도 제일 아쉬운 점은 몬스터 부메랑을 착용하고 밖에 나가지를 못 하겠습니다. EM-W100은 크기가 작아서 남의 시선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몬스터 부메랑은 목베개도 아니고 우주인 옷이나 중세 귀족이 입던 목둘레의 카라처럼 보입니다.
사진의 왼쪽이 EM-W100이고 오른쪽이 몬스터 부메랑입니다. 음질을 위해서는 제품 크기가 커야겠습니다만, 저 널찍한 것을 목에 두르고 돌아다닐 자신이 없네요. 워낙 새가슴에다가 남의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래서 집에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망스럽지만, 예전에 비슷한 크기의 넥밴드 스피커 블루디오HS를 사용해 본 적이 있어서 예상했던 문제라 많이 실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밖에서 사용하면 좋을 텐데 섭섭하기는 합니다.
참고로 넥밴드 스피커가 EM-W100보다 크기가 크면 소리가 좋지 않을까 해서 넥밴드 스피커 블루디오HS를 구매했습니다만, 2만 원도 안 되는 매우 싼 가격에 맞춘 제품이어서 인지 EM-W100보다 음질이 안 좋습니다.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서 착용하기도 너무 불편하고요.
블루디오HS 때문에 몬스터 부메랑이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이 아닌 것이 구매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만듦새와 기능을 생각하면 8만 원 대는 너무 저렴하네요. 좋은 제품을 싸게 구매해서 좋기는 합니다만.
밖에서 사용하지 못해도 EM-W100으로는 듣지 않았던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몬스터 부메랑을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종되면 어쩌나 벌써부터 걱정이 돼서 하나 더 구매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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